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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서의 그로스 마케팅: AI가 바꾼 것과 바꾸지 못한 것

실무에서의 그로스 마케팅: AI가 바꾼 것과 바꾸지 못한 것

최근 몇 년 사이 ‘그로스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퍼포먼스 데이터 분석을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조직 문화를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그로스 마케팅이란 결국 뭘까요? 어떤 업무를 뜻하는 걸까요? AI 시대에도 그로스 마케팅은 의미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그로스 마케팅은 성과를 강력한 크리에이티브에만 맡기지 않고, 성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반복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성공적인 캠페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은 개선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죠. 이러한 목적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나누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그로스 마케팅 실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 과정에 AI가 더해졌습니다. 저는 이제 AI를 빼놓고 그로스와 마케팅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조회하는 일부터 광고를 운영하는 일까지, 실무의 많은 부분에 AI가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AI가 일을 빠르게 해 준다고 해서 담당자가 정해야 할 것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문화도, 방향성도 아닌 실무로서의 그로스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AI가 바꾼 것과 바꾸지 못한 것을 함께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그로스해킹, 알지만 모릅니다

그로스해킹이라는 것을 실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ARRR 프레임워크만 보더라도 서비스마다 정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잘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각 단계들을 실무로 가져와 목표 지표를 잡고자 하면, 거기서부터 물음표가 생깁니다.

AARRR 단계 구분 실무에 적용한다면?
획득(Acquisition) 서비스에 사용자 유입을 확보하는 단계 유입이란? 활성 사용자 유입? 회원가입? AI의 추천으로 들어온 방문은?
활성화(Activation) 사용자가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 단계 활성화의 기준은? 상세페이지 보기? 장바구니 담기?
리텐션(Retention) 사용자가 서비스를 다시 찾고 계속 사용하는 단계 재방문? 재구매? 주기는 일별? 주별?
수익(Revenue) 서비스가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는 단계 추천이 먼저인가 수익이 먼저인가?
추천(Referral)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추천하는 단계 추천을 검증하는 액션은?
  • 사용자 ‘획득’이란 뭘까요? DB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가입’한 사용자 수인데, 가입수를 지표로 삼으면 될까요? 회원가입한 사용자만을 획득한 사용자로 보는 것은 너무 보수적인 관점일 수 있습니다. 가입과 상관없이 결제, 문의 신청 등의 액션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의 경우 더 그렇습니다.
  • 활성화와 리텐션을 구분하는 기준도 모호합니다.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경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지점이며,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은 또 어디일까요?
  • 최근에는 질문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챗GPT나 제미나이의 답변에서 우리 서비스를 추천받고 들어온 방문은 어떤 유입으로 봐야 할까요? GA4는 2026년 5월 ‘AI 어시스턴트’라는 기본 채널을 추가했고, 실제 데이터는 6월경부터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문을 새로운 사용자의 획득으로 볼지, 누군가의 추천을 받고 온 것으로 볼지부터 담당자가 정해야 하니, 원래도 모호하던 ‘획득’의 정의가 한층 더 모호해진 셈입니다.

오픈소스마케팅 블로그글 | 챗GPT에서 온 방문은 GA4 어디에 찍힐까: GA4 ‘AI 어시스턴트’ 채널 보는 법

처음 AARRR을 접했을 때 저는 이런 부분에서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좋은 프레임워크를 사용해보고 싶은데, 제가 정답을 찾지 못해서 그로스해킹을 할 수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AARRR은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요. 이 프레임워크를 처음 제시한 Dave McClure 역시 각 단계의 정의와 순서를 서비스에 맞게 정하는 것을 전제로 두었습니다. AARRR 프레임워크는 그로스해킹을 진행하기 위한 좋은 접근법을 제시해줄 뿐 모두에게 명확한 정답을 제공해주지는 않습니다. 정답을 제시할 수도 없고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죠.

요즘이라면 AI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를 설명하고 AARRR 단계별 지표를 정의해 달라고 하면 그럴듯한 답이 금방 나옵니다. 다만 AI가 내놓은 지표들 가운데 어느 것을 우리 서비스의 ‘활성화’로 삼을지는 AARRR과 마찬가지로 AI도 정해 주지 않습니다.

정답은 서비스마다 모두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서비스에 알맞은 AARRR 프레임워크는 서비스 담당자만이 알고 있습니다. 결국 실무에서는 어떤 행동을 핵심 단계로 판단할 것인지, 어떤 지표를 각 단계의 성과 측정 기준으로 볼 것인지를 담당자가 서비스 맥락에 맞게 직접 정의해야 합니다. 한 번 정의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의가 맞았는지는 실행하고 측정해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을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행과 측정을 통해 개선을 반복하는 구조를 우리 서비스에 맞게 잘 설계하느냐’입니다.

질문 설정 → 가설 수립 → 실행 → 측정을 통해 개선이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담당자의 디테일한 의사 결정과 판단이 필요한 것이죠.

AARRR 각 단계마다 실무 적용 시 생기는 질문을 보여주는 도식

그렇다면 그로스 마케팅은?

그로스 마케팅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으로는 그로스해킹을 마케팅 실무에 적용한 방식이 곧 그로스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로스 마케팅에서도 담당 마케터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를 완전히 공식화하기는 어렵지만, 예를 들어보기 위해 실제로 그로스 마케팅을 진행할 때 제가 고려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앞에서 말한 질문 설정 → 가설 수립 → 실행 → 측정의 구조를 마케팅 실무의 순서로 옮긴 것입니다. 문제 파악과 목표 설정이 질문을 정하는 일이고, 액션플랜 수립이 가설을 세우는 일, 테스트 실행과 판단이 실행과 측정에 해당합니다.

1단계: 문제 파악

맨 처음 문제를 파악하는 일만은 AI가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마케팅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그로스 최적화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개선 목표를 설정합니다. 대부분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출 증대’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하위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유입부터 최종 전환 행동까지 사용자 여정을 직접 따라가 보며 문제를 확인하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입니다.

  • 광고 소재에서 기대한 내용과 랜딩 페이지 내용 사이의 괴리가 큰 경우
  • 랜딩 페이지에서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
  • 페이지 안내가 지나치게 길어 핵심 행동이 늦게 드러나는 경우
  • 비회원 상태에서 탐색 가능한 기능이 지나치게 제한되는 경우

2단계: 목표 설정

현재 가장 먼저 강화가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현실적으로 리소스를 투여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지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목표와 개선 기간을 설정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뿐 아니라 어떤 기간 동안 어떤 변화를 확인할 것인지까지 함께 정의합니다. 목표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의 재방문 유도
  • 핵심 기능 경험 유도
  • 주요 사용자 여정에서의 이탈 감소
  • 특정 캠페인의 전환 및 매출 개선

3단계: 액션플랜 수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역으로 되짚어봅니다. 예를 들어 가입 과정에서의 이탈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1. 가입 과정에서의 핵심 사용자 여정 정의
  2. 성과 판단을 위한 지표 설정
  3. 각 단계에서 필요한 데이터 수집 여부 점검
  4. 테스트 가설 설정
  5. 테스트 방식 선정 및 실행 계획 수립

이렇게 정리해 두면 어떤 가설을 무엇으로 검증할지가 분명해집니다. 목표에 맞춰 테스트를 실제로 실행하는 것뿐 아니라, 그 전에 평가 기준과 필요한 지표, 데이터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없다면 사전에 구축해두는 것 또한 그로스 마케팅에서는 무척 중요합니다. 단발적인 테스트에 그치지 않고 그로스 사이클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준비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4단계: 테스트 실행과 판단

정해진 기간 동안 테스트를 실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가설을 검증합니다. 실제 실무에서는 여러 변수로 인해 결과를 명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지만, 테스트 기간을 계속 미루기보다는 정해진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테스트 결과가 가설대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났다면 해당 전략을 유지하거나 확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의미한 성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가설 단계로 돌아가 원인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서비스에 핏한 그로스 마케팅 프레임워크가 점차 굴러가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런 과정을 AI를 활용해서도 잘 진행할 수 있죠.

그리고 AI

AI가 등장한 뒤에도 위 과정의 순서는 그대로이지만, 각 단계를 진행하는 데 드는 시간과 리소스는 크게 줄었습니다. 그로스 마케팅에서 늘 발목을 잡던 것이 바로 이 두 가지였습니다. 개선하고 싶은 디테일은 보이는데 데이터를 뽑을 사람도, 시안을 만들 사람도 부족해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단계별로 달라진 것과 그대로인 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단계 AI로 빨라진 것 여전히 담당자가 정하는 것
문제 파악 GA4와 광고 데이터 조회, 세션 녹화와 히트맵 요약 무엇이 우리 서비스에 중요한 문제인지
목표 설정 과거 데이터 정리 우선순위, 투입할 리소스, 확인할 기간
액션플랜 수립 가설 후보 나열, 필요한 데이터 점검 핵심 여정과 지표의 정의, 먼저 검증할 가설
테스트 실행과 판단 문구와 소재, 페이지 시안 제작, 광고 운영, 결과 집계 성공의 기준, 결과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결론

먼저 AI로 빨라진 부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GA4나 광고 계정을 MCP로 AI에 연결해 두면(GA4는 공식 MCP 서버가 있고, 구글 광고는 서드파티 구현을 씁니다) “지난달 가입 단계별 이탈률을 정리해 줘”와 같은 요청만으로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는 광고 계정을 AI에 연결해 두고 채팅 창에서 요청하는 것으로 광고 데이터를 받아 리포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연결만 하면 다 되는 것은 아니어서, 접근 권한이 있는데도 조회되지 않는 광고 계정 때문에 API를 따로 연결해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리티(Microsoft Clarity)는 코파일럿(Copilot)으로 세션 녹화와 히트맵을 요약해 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테스트에 사용할 문구나 소재, 랜딩 페이지 시안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도 크게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리소스가 없어서 미뤄 두었던 작은 테스트를 이제는 시도해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AI에게 가입 단계별 이탈률을 요청해 받은 화면과, 그 전에 담당자가 정해야 할 기준을 함께 보여주는 도식

반면 표의 오른쪽 열에 적은 것들은 AI가 등장한 뒤에도 그대로입니다. 앞의 네 단계에서 담당자가 정해야 했던 것들입니다. 앞에서 예로 든 가입 과정의 이탈을 다시 생각해 보면, AI에게 가입 단계별 이탈 데이터를 요청했을 때 숫자는 금방 나오지만 그 전에 정해져 있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느 화면부터 어느 화면까지를 가입 과정으로 볼 것인지, 어떤 행동을 이탈로 볼 것인지, 같은 행동이 서로 다른 이름의 이벤트로 수집되고 있지는 않은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 기준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틀린 분석을 더 빠르고 그럴듯하게 받아보게 될 뿐입니다. 이 내용은 저희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

오픈소스마케팅 블로그글 | GA4 MCP 연결 전 확인할 4가지: AI 분석은 데이터 설계부터

가설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로, AI는 이탈 원인의 후보를 열 개든 스무 개든 나열해 주지만 그중 우리 서비스의 사용자에게 해당하는 가설이 무엇인지, 지금의 리소스로 검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르는 일은 담당자가 해야 합니다. 테스트 결과를 두고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일도 그렇습니다.

언젠가는 AI가 실험의 설계부터 판단까지 알아서 해 주게 될까요? 그건 아직 모르겠습니다. 앰플리튜드(Amplitude)처럼 실험의 설계와 실행, 결과 분석까지 맡는 AI 에이전트를 내놓은 분석 도구도 이미 있습니다. 다만 이런 도구들도 사람이 검토하는 단계를 남겨 두고 있습니다.

실제 그로스 마케팅 사례

“광고 매출 성과를 더 올리고 싶어요.”

그로스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고객사에서 이와 같은 요청을 받습니다. 이 요청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일은 광고를 고치는 것입니다. 운영 중인 광고 캠페인 전략을 점검하고 소재를 개선하는 것도 전환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작업입니다. 다만 평균적인 광고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광고 이후 단계, 즉 랜딩 이후의 사용자 경험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점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를 운영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광고 플랫폼의 AI가 대신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완전 자동화까지는 아직 사람의 손이 한참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래도 자동화되는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 것은 맞아 보입니다. 타겟팅과 소재 최적화를 플랫폼이 점점 더 알아서 해 준다면 광고 안에서 담당자가 직접 손댈 부분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문제가 광고에 있는지, 광고를 클릭한 다음의 경험에 있는지를 가려내는 일은 그대로 담당자에게 남습니다. 앞에서 정리한 과정으로 말하면 1단계인 문제 파악입니다.

로그인을 먼저 요구하는 화면과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는 화면을 비교한 모바일 화면 도식

먼저 콘텐츠 보여주기 vs 먼저 로그인 시키기

컨설팅을 진행하던 A사의 경우 광고 유입 효율은 나쁘지 않았지만 최종 전환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고민을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 랜딩 페이지 흐름을 확인해 보니, 사용자가 콘텐츠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자세히 보기’나 ‘좋아요’와 같은 기본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도 로그인이 필요한 구조였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고관여자를 위한 것으로 콘텐츠를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먼저 요구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흐름이었습니다. 그러나 탐색 단계에서부터 가입을 요구하는 방식은 일부 사용자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A사와 논의하여 콘텐츠의 핵심 내용을 일정 수준까지 경험한 이후 로그인 화면이 노출되도록 흐름을 조정하는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유입 이후 최종 전환율이 2배 이상 상승했고, 전체 매출 역시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작은 UX 개선이 사용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서비스 흐름을 따라가며 불필요한 허들을 줄여 나가면, 퍼포먼스 광고의 효율 역시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단계의 성과를 최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 여정 전체의 맥락을 함께 살펴보는 것, 그것이 그로스 마케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례를 앞에서 정리한 과정에 비춰 보면 문제는 광고가 아니라 랜딩 이후의 로그인 허들이었고, 목표와 판단 기준은 유입 이후의 최종 전환율이었으며, 액션플랜은 로그인 화면의 노출 시점을 조정하는 테스트였던 셈입니다. 로그인 허들 자체는 AI도 가설 후보로 내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고관여 서비스라 가입을 먼저 요구하는 흐름이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점까지 고려하고도 테스트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고객사와 논의해 실행으로 옮기는 일은 담당자가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로스가 항상 우선순위일까요?

다만 위 사례와 같은 개선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그로스 마케팅을 고려할 때 담당자가 인지하고 넘어가면 좋은 사실이 있습니다. 모든 서비스에서 그로스가 가장 중요한 미션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유의미해 보이는 그로스 포인트를 발견했더라도, 그것은 여러 이유로 당장 실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잘 정립된 커머스 UX 구조에서는 작은 UX 개선보다 프로모션이나 시의적절한 푸시 메시지 하나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실제로 많습니다.

정리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로스 마케팅이 필요한 순간은 결국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는 (또는 시장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이죠. 지금 가장 큰 변화는 역시 AI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최적화가 내일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방법론이나 도구 자체가 아니라, 질문을 만들고 실행하고 측정하며 개선하는 반복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AI는 이 구조를 더 빠르게 돌릴 수 있게 해 주지만, 구조를 만들고 첫 질문을 던지는 일은 여전히 담당자의 몫입니다. 그 구조가 갖춰질 때 그로스 마케팅은 실무에서 가장 강력한 개선 방법으로 작동합니다.

그로스 마케팅을 실무에 적용해 보려는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작성자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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