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O라면 알아야 할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의 마케팅 전략
쿠키가 사라지면 디지털 마케팅은 어떻게 변할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구글이 2024년 내 제 3자 쿠키(타사 쿠키, third-party cookies)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고, 구글의 이번 조치가 마케팅 업계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많은 디지털 마케터 분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번 발표가 디지털마케팅과 데이터 분석의 미래에 가져올 불확실성 때문에 마케터들 사이에서 불안한 이슈로 이야기되는 것도 당연하지만 이번 변화는 절대로 디지털 마케팅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구글의 Privacy Sandbox는 사용자 프라이버시, 즉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그동안 디지털 마케터들이 해오던 전략이 무효가 되지 않게 할 새로운 길을 찾고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터들이 해왔던 기존의 업무 방식을 유지하면서 보다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의식 속에 마케팅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 불확실성에 두려워하기보다는 이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고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 의식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구글 Privacy Sandbox가 어떤 변화를 준비하는지, 그리고 마케터들이 어떻게 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Google Privacy Sandbox)는 수십 년간 진행된 전통적인 디지털 마케팅 방식을 뒤로하고 새로운 디지털 광고 산업의 미래를 위해 변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번 이슈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비유해 보자면 우편 서비스와 이메일 서비스의 차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편 서비스를 통해 편지를 주고받았듯, 디지털 광고 업계는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는 제 3자 쿠키에 기록하는 방식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이 방식은 매우 직접적이라 사용자를 식별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낳았습니다.
아직 폐기되지 않은 제 3자 쿠키와 새로 도입되는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는 무엇이 다른지 비유를 들어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써드파티 쿠키라고 불리는 제 3자 쿠키는 우편 서비스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우편 서비스는 실제 주소를 사용하여 특정 개인에게 직접 편지를 보냅니다. 수신자가 아니더라도 편지를 배달하는 과정에서 우체부를 비롯한 어떤 사람들은 수신자의 주소와 개인정보를 낱낱이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제 3자 쿠키에도 사용자의 행동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쿠키에 기록하고 사용했습니다. 디지털 환경이 보급되고 성장하는 모든 시간 동안 지금까지 사용된 이 쿠키 기록 방식은 사용자를 특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2010년 이후부터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현재도 여러 소송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쿠키 기록 방식이 우편이라면, 반대로 Google Privacy Sandbox는 이메일 방식으로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아래 예시에서 이름, 생일 등 개인정보로 만든 이메일 주소는 제외) 이메일은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주소 대신 온라인상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며,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통신이 비교적 안전하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Privacy Sandbox도 이것과 비슷한 접근 방식을 지향합니다. 개인을 직접적으로 식별하고 추적하는 대신,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사용자들의 관심사나 주제에 따라 수신자를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Google Privacy Sandbox에 포함된 FLoC(Federated Learning of Cohorts)이나 Private State Token 같은 기술은 사용자를 개별적으로 식별하는 대신 비슷한 브라우징 행동을 가진 사용자 그룹을 만들어 광고주가 효과적으로 타겟팅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많은 분들이 구글의 이런 변화를 갑작스러운 발표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사실 구글은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쿠키로 인한 여러 소송에 피소되었고, 여러 논의와 대안을 찾던 끝에 사실상 2021년에 퇴출당했어야 할 쿠키는 유예되었던 2023년을 지나서 2024년 올해 비로소 제한될 예정입니다.
사실 구글뿐 아니라 메타와 애플 역시 비슷한 상황이며, 이들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식별하지 않고도 쿠키의 기능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ITP(Intelligent Tracking Prevention)와 ATT(App Tracking Transparency)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핵심만 쉽게 요약하자면 ITP는 사파리 브라우저에서의 쿠키 제한, ATT는 iOS 앱에서 사용자 데이터 추적에 대한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특히 ATT는 이미 많은 마케터로부터 타겟팅에 제한을 받는 기능이라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은 3년 전 이미 ITP를 통해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제 3자 쿠키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ITP 내용이 ATT나 이번 제 3자 쿠키 폐기 조치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마도 국내에서 높지 않은 사파리 브라우저 의존도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구글의 제 3자 쿠키 폐기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는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를 대상으로 한 변화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크롬 브라우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브라우저이며, 국내를 대상으로 해도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인터넷 브라우저입니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비중은 2023년 국내 기준 70%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OS이고, 구글은 크롬과 안드로이드 두 가지를 모두 소유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입니다.
그래서 이번 변화는 애플이 iOS14 버전에서 먼저 선보인 ITP와 ATT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많은 디지털 마케터 분들이 막연히 두렵게만 느껴지는 것은 구글이 가진 이 두 OS와 그를 바탕으로 한 Google Ads에 대한 디지털 마케팅 영향력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두 회사에서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보호하려는 정책을 연구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광고 생태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차이일 것입니다.
먼저 애플은 2022년 기준 글로벌 광고 사업으로 매출 4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2022년 전체 매출이 3,943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광고매출의 비중은 약 1.19%인 셈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애플은 아이폰, 맥북 등 기기를 판매하여 대부분의 매출을 만들어내며, 대표적인 광고 상품은 애플 서치 애드 정도입니다.
반면 구글의 광고 상품들은 2022년 전체 매출 2,798억 달러 중 2,245억 달러를 기록하여 구글 전체 수익의 80.24%를 차지합니다. 즉, 애플보다 구글이 광고 생태계에 민감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개된 것들을 바탕으로 요약하자면 두 회사의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철학은 이렇게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애플: 사용자의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사용자에게 데이터 공유에 대한 투명성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합니다.
구글: 디지털 생태계의 개방성과 디지털 비즈니스 간 조화를 지키면서 동시에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여 프라이버시와 광고 기능의 균형 잡힌 발전을 추구합니다.
이렇듯 개인정보라는 같은 주제에서 서로 다른 지향점과 목표를 가진 애플과 구글의 생태계는 디지털 마케터 입장에서 어느 하나 간과하기 어려운 양대산맥입니다. 다만 우리는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틀 안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서로 다른 이 두 공룡들에 대한 차이점을 점점 의식하고 마케팅에 접근해야만 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3자 쿠키 폐기와 관련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제 3자 쿠키(써드파티 쿠키)가 없어지는 것이 타겟 마케팅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으며 타겟 마케팅이 수행되는 방식의 변화가 있는 것입니다. 서점에서 책을 찾는 과정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겠습니다. 제 3자 쿠키 방식에서는 여러분이 구매했거나 구매를 고려했던 책에 대한 정보를 쿠키에 기록하고 이 기록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책을 추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쿠키가 폐기된 이후에는 개별 사용자의 독서 기록을 사용하지 않고,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비즈니스 도서” 같이 비슷한 관심사나 행동 패턴을 가진 그룹을 기반으로 추천하게 됩니다.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그룹(코호트)을 묶어 타겟하기 때문에 쿠키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카페는 “아침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남성 고객이 많다”는 이유로 여러분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추천할 수도 있고, 어떤 옷집에서는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는 레트로 스타일의 자켓이 유행이다.”는 이유로 레트로 자켓을 추천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쿠키가 없어진다 해도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통해 진행되는 타겟 마케팅은 지금과 방식은 다르지만,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광고 전략을 전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 3자 쿠키는 UTM 파라미터의 사용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제3자 쿠키는 사용자의 브라우저 활동을 사이트 간 추적에 사용되는 반면, UTM 파라미터는 UTM이 기록된 특정 URL을 통해 웹사이트로 유입된 트래픽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즉, UTM 파라미터는 사용자가 클릭한 특정 링크와 직접 관련이 있으며, 사이트 간 추적과는 별개로 작동합니다. 다만 애플이 2023년 iOS 17 업데이트에서 발표한 정책에 따르면 애플은 앞으로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gclid와 fbclid와 같은 매체의 추적 매개변수 정보를 삭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앞으로 디지털 마케터분들은 이러한 정책변화들을 체크하여 변화하는 디지털 마케팅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닙니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주로 자사 쿠키(1st Party Cookies, 당사 쿠키)를 사용하여 웹사이트 방문자의 행동을 추적합니다. 자사 쿠키는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에 의해 생성되며, 애널리틱스 도구의 주목적은 이 웹사이트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자사 쿠키는 웹사이트 소유자가 자신의 사이트 방문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므로 개인정보 이슈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다뤄지는 편입니다.
웹사이트 방문자의 데이터는 해당 웹사이트에 의해 수집되며, 다른 웹사이트나 광고 네트워크와 공유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웹사이트 소유자는 구글 애널리틱스 4와 같은 데이터 분석 도구를 통해 자신의 사이트에서 사용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퍼포먼스를 분석하는 업무에 사용합니다.
이번 제 3자 쿠키 폐기는 주로 광고 네트워크와 같은 외부 서비스가 사용자를 다른 여러 사이트에 걸쳐 추적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만, 구글 애널리틱스 4와 같이 자사 쿠키를 사용하는 도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구글 애널리틱스 4를 사용하는 웹사이트 소유자들은 여전히 분석이 가능합니다.
제 3자 쿠키가 폐기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등장한 이번 Google Privacy Sandbox는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자의 행동을 쿠키에 직접적으로 기록하고 추적하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광고주와 퍼블리셔가 필요한 정보와 광고 수익성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과 환경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계속 등장할 것이고, 개인정보 보호 조치는 사용자의 안전한 디지털 경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광고주에게는 효율적이면서도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지금처럼 타겟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게 될 것입니다.
2024년에도 오픈소스마케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지털 시장에 발 빠르게 반응하여 그에 맞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 컨설팅과 유용한 정보들을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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